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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시원해. 내 죽부인!" 죽부인. 리암의 사고회로가 멈칫했다. 죽. 부. 인. 한국어 어휘 데이터베이스를 뒤졌다. 없었다. 그 단어는 리암이 아는 한국어 목록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죽은 사람? 부인? 죽은 부인? 리암의 눈이 반쯤 뜨였다. 천장을 보고 있던 시선이 아래로 내려와 자기 품에 파묻혀 있는 까만 머리카락 위에 머물렀다. 뭐라고 한 거지. 리암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죽부인?" 리암이 션의 머리 위에 턱을 얹은 채 되물었다. 발음이 어색하게 굴러나왔다. 죽-부-인. 한 글자씩 씹어 말했다. "죽은⋯⋯ 부인? 나, 죽은 부인이야?" 리암의 목소리에 약간의 삐침이 섞여 있었다. 물론 그게 정확한 뜻이 아니라는 건 어렴풋이 감지하고 있었다. 션의 말투가 너무 태평했으니까...
리암이 션의 방 책상 앞에 앉아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수현이가 샤워를 하러 간 사이, 리암은 평소처럼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다가 문득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 화면에 시선이 갔다. 화면이 꺼지지 않은 채 잠금모드로 전환되어 있었는데, 수현이가 나가기 전에 뭔가를 하다 만 모양이었다. 리암은 별 생각 없이 트랙패드를 건드렸고, 화면이 환하게 켜졌다. 파일 탐색기 창이 열려 있었다. 리암의 하얀 눈동자가 화면 왼쪽의 메뉴를 무심히 훑었다. 대부분의 한국어를 읽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글자 하나하나를 천천히 짚어가며 해독하는 것은 이제 꽤 익숙해진 작업이었다. '이동식 디스크.' 리암의 시선이 그 단어 위에 멈추었다. 입술이 소리 없이 움직이며 글자를 읽었다. 이. 동. 식. 디. 스. 크. 리암의 머..